화가들의 마스터피스 : 유명한 그림 뒤 숨겨진 이야기
저자: 데브라 N. 맨커프
역자: 조아라
구분: 번역서
발행일: 2023년 08월 14일
정가: 25,000원
페이지: 224 p
ISBN: 978-89-6053-636-4
판형: 170×236
출판사: 마로니에북스
익숙한 이미지 속에 감추어진

수많은 이야기를 향해 떠나는 시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 열다섯 송이>, 구스타프 클림트의 <황금 옷을 입은 여인>……. 이 작품들의 공통점은 사람들이 흔히 ‘명화’라고 부르는 그림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수많은 예술품 중에서도 이 작품들은 어떻게 ‘명화’라 불리게 되었을까?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작품이 높은 평가를 받게 된 과정이나 미의식, 상황에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은 채 ‘명화’라고 불린다는 사실만 전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화가들의 마스터피스』는 그림이 가진 위대함에 감탄하는 일에서 그치지 않고, 왜 위대하다고 여겨지는지 질문을 던진다. 모든 작품 뒤에는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은 예술품이 가진 예술성 너머에 다른 요소들이 존재함을 알려준다. 눈으로 보이는 것 이상을 살펴보는 이 책은 지금까지 보지 못한 새로운 명화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풀 수 없는 영원한 수수께끼는

그림을 더욱 매혹적으로 만든다


작품 자체로도, 영화로도, 패러디를 통해서도 잘 알려진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가 발견되었을 당시, 이 작품은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 작고 낡은 그림이었다. 복원 작업을 거쳐 ‘기가 막히게 뛰어나다’는 평을 받았지만, 그 명성에도 불구하고 작품과 작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었다. 모든 것이 신비에 싸여 있었고 흥미로운 궁금증들을 불러일으켰다. 학자들은 수 년 동안 그림 속 모델을 누군가와 연결해보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이 책의 저자 데브라 N. 맨커프는 우리가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에 끌리는 이유를 회화적 기술과 모델의 아름다움이 아닌, 바로 이러한 초월적 면모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녀의 의상은 네덜란드 여성과 소녀가 흔히 입는 평상복이지만, 터번은 그 시대의 여성들이 선호하던 어떤 것과도 비슷하지 않다. 또한 눈물 모양의 진주는 부의 상징이라기보다는 소녀의 얼굴 모양과 윤곽을 강조하는 요소에 가깝게 표현되었다. 한발 물러선 자세와 애타는 눈빛으로 우리의 시선에 화답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 그녀는 우리에게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다. 명확한 이름, 역사, 목적을 가진 실체로 드러내려 집착할수록 이미지는 더 이해하기 어려워진다. 우리는 모델이 실제로 누구인지, 왜 베르메르가 그림의 모델로 선택했는지 영원히 알 수 없다. 이처럼 이 책은 그림 속 인물의 표정과 자세, 시선, 태도 등은 물론 화가와 얽힌 사건을 따라감으로써 작품이 오래도록 매력적으로 보이는 요인을 분석해 그림의 진실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도록 이끈다.


지금까지의 감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선을 제시하는 단 하나의 책


『화가들의 마스터피스』에는 산드로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을 시작으로 앤디 워홀의 <캠벨 수프 캔>, 에이미 셰럴드의 <미셸 오바마 초상화>까지, 많은 인기를 누리고 비평가들의 호평을 받은 친숙한 그림들이 등장한다. 이 작품들이 지금의 명성을 갖게 된 길을 온전히 살피고자 각 그림의 과거를 살펴보고, 상징적인 이미지 뒤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낸다.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화가들이 명성을 얻게 된 길은 절도, 스캔들, 법적 분쟁, 정치권력 등으로 가득하다. 이 책은 명화가 만들어지는 환경과 명성이 높아지는 과정을 재조명해 현재 위대하다고 일컬어지는 작품을 이해하고 감상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공한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에 담긴 매혹적인 이야기를 살펴보는 과정을 통해 독자들은 이젤에서 대중의 환호 속으로 가는 여정이 명화 그 자체만큼 매력적일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200자 요약

훌륭한 예술 작품을 진정한 명화로 인정받게 하는 조건에는 무엇이 있을까? 『화가들의 마스터피스』는 작품 뒤에 숨겨진 이야기를 통해서 작품이 왜 위대하다고 여겨지는지에 관한 답을 찾아간다. 또한 명화가 만들어지는 환경과 명성이 높아지는 과정을 재조명함으로써 오늘날 위대하다고 일컬어지는 작품을 이해하고 새롭게 감상하는 방법을 제공한다. 이 책에서 이끄는 능동적인 관찰과 경험으로 지금까지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매혹적인 그림의 세계로 빠져들게 될 것이다.


책 속에서

로마 시스티나 성당의 권위 있는 위원회에서 활동하고 갓 돌아온 보티첼리는 피렌체에서 가장 힘 있고 부유한 예술 후원자인 메디치 가문의 후원을 받았고, 결과적으로 1480년대 중반에 제작한 작품들은 메디치 가문의 지식인 집단이 가진 혁신적인 철학을 반영하게 되었다. 보티첼리가 당시 작업한 그림들은 제한된 몇몇 관람자를 위해 만들어진, 사적이고 난해한 의미를 담은 것들이었다. <비너스의 탄생>은 19세기 초 일반 관람자에게 공개되었을 때도 여전히 대중적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하지만 런던에서 처음 전시되면서 비로소 대중의 상상력을 사로잡았고, 이후 서양 미술사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 중 하나가 되었다.
-비너스의 탄생 산드로 보티첼리


‘아르테미시아’라는 이름은 그녀의 중요한 회고전 제목에 단독으로 사용될 만큼 널리 알려졌으며, 오늘날에는 젠틸레스키라는 성을 제외하고 종종 이름만으로 불리곤 한다. 그러나 많은 작품 중에서도 그녀를 진정한 예술가로 정의하는 대표적인 작품은 젊은 시절의 걸작인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디트>다.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성별, 나이 또는 개인적인 경험에 의해 제한받기를 거부했다. 그녀는 유디트 이야기를 의로운 행동의 본보기뿐만 아니라 용기와 결의가 있는 여성, 자신과 동일시할 수 있는 롤모델, 그리고 자신이 수십 년 동안 후원자에게 한 주장에 보답하는 여성 그 이상으로 묘사했다. 그 주장은 바로 이것이다. “여성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여드리겠습니다!”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디트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빈센트의 작품에서 해바라기가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야외에서 작업한 그림과 오두막 정원에서 한 드로잉에서였다. 해바라기는 7월 말에서 9월 초에 잠시 피고 매우 높게까지 자라는데, 이러한 특징이 빈센트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듯하다. 그가 작업실 안에서 작업한 꽃 그림에는 해바라기가 거의 없다. 짧은 개화 기간과 자르자마자 바로 시드는 특성으로 판매하기에 적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한시성은 빈센트의 상상력에 불을 붙였고, 1887년 늦여름 잘린 해바라기를 연구해 네 가지 그림을 그렸다. 각각의 작품에서 그는 표현적인 붓터치와 강한 색채 대비를 통해 쭈글쭈글한 가오리 모양과 마른 원반 같은 꽃잎, 시든 줄기 등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이 특징들은 그가 식물학적 관심보다는 시각적인 효과를 연구하기 위해 시든 꽃을 그렸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해바라기 열다섯 송이 빈센트 반 고흐


주제를 결정한 직후, 그는 불과 6주 만에 거대한 그림을 완성했다. 전시관이 공개되었을 때 일부 비평가들은 <게르니카>의 폭발적인 구성이 과도하게 위압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림에는 명확성이 부족해 보였고, 수수께끼 같은 상징적 표현은 최근에 일어난 폭격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려는 피카소의 의도를 오히려 거스르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몇몇은 피카소의 목표에 끔찍한 사건을 추모하는 것 이상의 무엇인가가 있음을 인식했다. 피카소는 관람자로 하여금 기존의 전통적 서사와 비유가 지닌 평온하고 지적인 영역 너머의 세계를 보고 느끼도록 함으로써 <게르니카>를 보편적인 명화로 만들었다.
-게르니카 파블로 피카소


프리다 칼로는 자화상이 가진 힘을 잘 이해한 작가였다. 세상에 알려진 그녀의 작품 중 3분의 1 이상에 작가의 얼굴이 등장한다. 그녀가 그림을 그림으로써 자신의 삶에 대해 질문한 작가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산산이 부서졌던 경험을 종종 그림을 통해 이야기하는 것은 물론, 노골적으로 성인(saint)을 연상하게 만드는 자화상을 그리기도 했다. 칼로는 전통적인 도상학 대신 사적 상징들로 구성된 레퍼토리를 그림에 담았다. 다시 말해, 미술사 속에 존재해온 오랜 도상의 자리를 자신의 다문화적 유산과 그림처럼 세심하게 기획한 겉모습으로 대체했다. 칼로의 활동이 정점에 이르렀을 때이자 버뱅크가 방문한 지 1년이 지나지 않았을 때 제작된 <가시 목걸이와 벌새가 있는 자화상>은 그녀가 독특한 이미지들과 수행적인 자기표현으로 어떻게 화면에 의미 부여를 했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다.
-가시 목걸이와 벌새가 있는 자화상 프리다 칼로



















지은이 | 데브라 N. 맨커프(Debra N. Mancoff)
미술사학자로, 유럽과 미국의 예술과 문화에 관한 20권 이상의 책을 저술했다. 미국과 영국의 주요 박물관에서 정기적으로 강의하며 시카고에 기반을 두고 활동한다. 현재는 뉴베리 도서관의 방문학자(Scholar-in-Residence)로 일하고 있다.


옮긴이 | 조아라
이화여자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미술사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홍익대학교에서 예술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지난 10년 동안 미술관, 박물관, 갤러리 등 다양한 문화예술 기관에서 일했다. 서울시립미술관 큐레이터로 일하며 《SeMA Green: 윤석남-심장》, 《사진과 미디어: 새벽 4시》, 《천경자 1주기 추모전》, 《망각에 부치는 노래》 등의 전시를 기획했으며 2019년부터는 개관을 준비 중이던 서울공예박물관으로 둥지를 옮겨 새로운 뮤지엄이 탄생하는 과정을 경험했다. 지금은 잠시 한국을 떠나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