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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분류 : 미술 / 미술
빈센트 반 고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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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저 자 라이너 메츠거 , Ingo F. Walther
ㆍ역 자 하지은 , 장주미
ㆍ구 분 번역서
ㆍ발행일 2018년 08월 15일
ㆍ정 가 28,000원
ㆍ페이지 744 페이지
ㆍISBN 978-89-6053-554-1
ㆍ판형 195×140
ㆍ출판사 마로니에북스

빈센트 반 고흐가 그림 속에 구현해 낸 근대의 초상,

반 고흐는 시대의 영원한 이방인이었을까?



어느 시대의 유명인보다도 이름이 널리 알려진 예술가. 죽은 지 백 년도 넘은 화가가 어떻게 이토록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일까. 반 고흐의 그림이 대중적인 것은 그의 작품 자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모던’함 때문이다. 그의 그림은 19세기의 미술계, 사상계, 과학계 및 사회 분위기 등 근대정신을 반영하고 있다. 근대를 계승하고 발전시켜 온 현대 문화이기에, 현대의 토대가 오롯이 담긴 반 고흐의 작품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연적인 공감과 지지를 이끌어낸다. 그림과 책 모두를 즐겼던 반 고흐는 토마스 아 켐피스, 쥘 미슐레, 공쿠르 형제, 에밀 졸라, 외젠 들라크루아의 작품과 의견을 편지에 자주 언급하고 또 인용했다. 이 같은 편지글은 그의 사상적인 토대와 추구했던 가치관을 추적할 수 있게 하며, 저자는 여기에 니체를 비롯한 동시대 명사들의 의견을 덧붙임으로써 당대 흐름과 사고를 엿볼 수 있도록 이끈다.

반 고흐는 자연에 대한 경외를 감추지 않았던 낭만주의자였고, 농민과 직조공의 삶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대상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려는 사실주의자였으며, 아카데미의 관습에서 벗어나 주관적인 세계를 담아내는 인상주의자이자 총체예술을 추구했고, 또한 반 고흐라는 인물의 개인적인 단서를 통해서만 의미를 짐작할 수 있는 그림을 그렸다는 점에서 상징주의자이기도 했다. 저자는 그가 살았던 19세기에 대해 조망함으로써 반 고흐의 사고 변화의 과정을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실제로 반 고흐는 어디선가 튀어나온 괴짜라기보다 시대의 변화를 체화하며 그의 그림 속에 풀어낸 인물이다.

그는 프랑스혁명을 높이 평가했고, 혁명을 일상 속에서 다시금 꽃피우기 위해 노력했으며, 자연 탐구에 열중했던 19세기의 분위기에 휩쓸렸다. 동시에 역설적인 인물로서, 부르주아 가정에서 태어났으나 농민과 노동자의 삶을 고귀하게 여겼고, 신앙심이 그토록 깊으면서도 종교화가가 되지 않았으며, 자신의 존재가 언젠가 인정받기를 바라면서도 좀처럼 나서지 않았다. 그는 밀레에게서 농민과의 연대를, 들라크루아에게서 색채 대비를, 몽티셀리에게서 고유색을, 고갱에게서 추상을 빌려왔다. 남부에 갔기 때문에 화려한 색을 썼다는 단순한 논리로는 그의 작품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다. 그는 북부에서 훨씬 더 많은 고유색을 발견했고, 남부의 태양 때문이 아닌 고유색에 대한 분명한 이해를 바탕으로 모두 같아 보이는 밝은 남부에서도 그만의 색채들을 선보일 수 있었다.

그가 고갱에게서 원했던 것은 오직 인정일까, 아니면 고갱의 화풍을 짝사랑했기에 그를 가까이하고 싶어 했던 것일까. 반 고흐는 당대 화가들이 처한 현실을 꿰뚫고 있었고, 그랬기 때문에 더욱 현실을 타개할 방법을 찾고 싶어 했다. 노란집이 바로 그 방법이었다. 다소 과장된 그의 이상은 노란집을 지나치게 멋진 미래가 펼쳐질 곳으로 미화했지만, 그럼에도 화가공동체라는 그의 꿈이 고갱을 아를로 이끌고 화가들과의 연대를 더욱 모색하게 했다. 화가들과의 연대와 더불어 일본을 빼놓을 수 없다.

반 고흐에게 일본은 단순히 장식적인 소품이 아닌 그가 꿈꾸고 추구해 마지않는 유토피아의 전형이었다. 그는 일본 화가들처럼 생활하고 싶어 했고, 그들처럼 그리고, 그들처럼 교류하고, 그들과 같은 가치관을 공유하고 싶어 했다. 실제로 일본은 반 고흐의 그림을 특징 지어주는 다양한 요소들을 전했다. 한편 반 고흐는 바그너나 베를리오즈의 악보를 지휘자가 자신만의 느낌대로 새로이 연주하듯 밀레나 들라크루아 같은 대가들을 모사함으로써 겸손하게 대가들의 세계에 경의를 표하기도 했다.


예술가 반 고흐를 이해하려면

인간 반 고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빈센트 반 고흐는 서른일곱이라는 짧은 생애를 살았음에도 가지각색의 이름으로 불린다. 자기 귀를 자른 미치광이, 밀레를 존경하고 고갱을 흠모했던 인상주의 화가, 동생과 600통이 넘는 편지를 주고받은 외톨이, 다수의 자화상과 해바라기 그림을 남긴 작가, 끝내 자살에 이른 우울증 환자까지 그 변화무쌍함이 과연 예술가의 전형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기행을 일삼던 예술가로만 치부되기엔 그의 삶에는 부침과 굴곡이 너무나 많았다. 진실로 화가 빈센트 반 고흐를 이해하고자 한다면 고독한 길을 걸었던 한 인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 책은 최근 소개되는 것처럼 반 고흐의 자살이 사실 타살이었다는 견해를 수록하고 있지 않지만, 그 외 반 고흐의 출생부터 그가 기로에 섰던 선택의 순간들, 중시했던 가치관에 대한 통찰력 있는 분석을 담아내고 있다. 그토록 신앙심이 깊었음에도 목회자의 길을 포기한 이유는 무엇일까? 왜 농민과 직조공들에게 공감과 연민을 느꼈을까?

수많은 사조 가운데서 하필 일본 목판화에 매료된 이유는 무엇일까? 막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파리에서의 생활을 접고 왜 멀리 남부까지 떠났을까? 왜 사물의 고유색 대신 주관적인 색채를 그림에 담아냈을까? 고갱과 싸웠다는 이유로 왜 귀까지 자르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 정신병원에 자기 발로 들어간 이유는 무엇일까?

다수의 자화상과 대가들의 작품을 모사한 그림들이 왜 정신병원 안에서 그려진 것일까? 여러 의사들 가운데서도 왜 하필 가셰 박사에게 마음을 의지했을까? 동시대 미술계가 그의 작품에 주목하며 성공을 점칠수록 관심에서 멀어지고자 발버둥친 이유는 무엇일까? 유작이 된 <까마귀가 나는 밀밭> 속 까마귀는 진정 자살을 암시하는 음울한 상징물일까? 반 고흐를 자살에 이르게 한 정황에 왜 조카이자 테오의 아들인 빈센트가 거론될까? 저자는 반 고흐의 삶과 예술을 조망하며 독자들이 이 같은 질문들을 떠올리고 또 직접 판단할 수 있도록 생각의 여지를 남겨 둔다.

또한 실제로 학계에서 논의되었던 평론을 소개하는데, 미술계의 일원이 아니더라도 반 고흐와 관련해 어떤 논란이 있었고 어떤 결론에 이르렀는지 함께 살필 수 있도록 세심하게 이끈다.


871점의 도판 및 반 고흐 일가의 사진 자료부터

빈센트 반 고흐 연보, 드 라파이유와 얀 휠스커르의 분류 번호 목록까지


저자 라이너 메츠거와 편집자 잉고 F. 발터는 반 고흐의 작품 전작에 가까운 871점의 그림을 흑백이 아닌 색을 입힌 도판으로 수록함으로써 시각적 즐거움과 완성도를 책에 담아냈다. 동생 테오, 어머니, 여동생 빌레미나, 친구 라파르트 및 베르나르에게 보낸 편지도 맥락에 맞게 소개함으로써 평론에 대한 신뢰성을 높였으며, 부록에서 반 고흐 일가의 초상사진과 반 고흐의 마지막 흔적들을 담은 사진 자료 및 보다 간결한 연보 형식으로 한눈에 일대기를 파악할 수 있게 구성했다. 본문에서 소개한 참고 문헌, 도판 색인, 인명 색인으로 독자가 언제든 다시금 본문의 자료를 확인할 수 있게 배려했으며, 나아가 반 고흐의 작품을 최초로 분류했던 드 라파이유와 다시금 자신만의 방식으로 작품들을 분류했던 얀 휠스커르의 분류 번호 목록을 함께 수록함으로써 반 고흐 연구에 가치 있는 자료가 되도록 힘썼다. 반 고흐의 작품 대다수와 그의 삶과 예술을 전반적으로 다룬 평론으로 가득하다는 점에서 이 자그마한 양장본 도서는 언제든 반 고흐의 삶으로 뛰어들 수 있는 빈센트 반 고흐의 작은 세계가 되어줄 것이다.

책 속으로

“그림에 색이 있는 것처럼, 인생에는 열정이 있어. 다시 말해 그것을 통제한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지.” 그는 ‘편지 443’에서 색채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이야기했다. 격렬한 색조의 충돌, 색색의 줄무늬, 튜브에서 짜 바로 바른 물감 자국 등은 과거 모티프가 했던 역할을 이어 받았다. 즉 화가가 주관적으로 바라보는 세계와 현상의 객관적인 상태를 조화롭게 화합시키는 것이다. 과거에 반 고흐는 자연과 어우러져 사는 더 나은 삶을 제시했다. 이제 그는 자연의 다원성에서 한 걸음 물러나, 캔버스에 자신의 고유한 종합적인 해석을 보여주려 노력했다. (p.213)

반 고흐는 새 주제를 실험했다. 그의 가장 탁월한 예술적 자아의 상징인 해바라기가 처음으로 그려졌다. 그는 익숙한 파란색(오른쪽 그림과 비교)을 배경으로 빛나는 노란색을 배치하고, 짧은 붓질과 물감 자국으로 씨를 표현했다. 이러한 여러 사조의 차용은 우리에게 모방이라는 불쾌한 뒷맛을 남기지 않는다. 반 고흐가 자신의 색 유리창을 통해 보는 시각은 헌신적이고 배려심이 있었다. 들쑥날쑥한 꽃잎, 잘린 줄기와 확신에 찬 근접 묘사는 위협이라는 메타포와 함께 곧 시들어 죽게 될 생명체와의 연대감이라는 여러 암시를 내비친다. (p.280)

그는 동생에게 편지를 보냈다. “혼자 있을 때 나는 동반자보다는 치열한 작업이 필요해. 그래서 항상 캔버스와 물감을 주문한다. 내가 살아 있다고 느끼는 유일한 시간은 미친 듯이 작업할 때야. 사회에서라면 이런 필요를 잘 인식하지 못했거나 아니면 더 복잡한 일을 했겠지. 하지만 내 마음대로 해도 되면, 나는 때때로 나를 압도하는 열정에 기대 모든 한계를 뛰어넘어 마음껏 작업한다.”(편지 504) (p.339)

노란 집의 건물과 색채의 관계는 반 고흐의 그림들 속 모티프 및 색채의 관계와 정확히 일치한다. 그의 작품에서 색채가 실제 모습에 입혀진 것처럼, 미묘한 색이 이 건물에 입혀진다. 반 고흐의 세계 자체는 자연스럽고 소박할지 모르나 그의 색채 사용은 그림에 특별하고 신비한 분위기와 유토피아적인 반짝이는 빛을 부여한다. 노란 집은 건축으로 변한 회화다. 둘의 차이점이라면 유용성인데, 이 지점에서 노란 집은 반 고흐가 미술에서 추구해온 더 나은 삶에 가깝게 만든다. 노란색은 계획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즉, 주택용 페인트이자 메시지이고, 실제 건물에 바른 실제 페인트칠이자 미학적 선언이다. (p.392)

음침하고 우울한 수도원 환경은 반 고흐의 감정을 고조시키고 전보다 더 과격하게 만드는 데 안성맞춤이었다. 생레미는 외부와 단절된 곳이었다. 들뜨고 흥미로운 삶으로부터 봉쇄된 그는 자기 자신과 자신을 손아귀에 쥐고 있는 심리적인 지배력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다. 반 고흐는 그림을 통해서 상황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했다. 술이나 담배,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 집중을 방해하는 요소 등이 없었기 때문에 자신의 삶과 예술을 더 깊게 탐구할 수 있었다. (p.499)




 
지은이 | 라이너 메츠거
뮌헨과 아우크스부르크에서 미술사와 역사, 독일 철학을 연구했다. 1994년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오스트리아 빈에 위치한 언론사 「데어 슈탄다트」에서 순수미술 저널리스트로 일해 왔다. 반 고흐와 샤갈을 비롯해 미술과 관련된 다수의 책을 저술했다.

옮긴이 | 하지은
고려대학교 서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 후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고려사이버대학교 외래교수를 역임했고, 홍익대 등에 출강했다. 현재 홍익대학교 문화예술 평생교육원에 출강중이며 미술해설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서양미술사전』(2015, 공저)과 『르네상스, 바로크, 로코코: 근세 유럽의 미술사』(2010, 공저)가 있으며, 『인상주의』(2009), 『르네상스 미술』(2011, 공역), 『빈 미술사 박물관』(2014)

옮긴이 | 장주미
서울대학교에서 심리학과 영문학을 공부했으며, 버클리 소재 캘리포니아 주립대(U.C. Berkeley)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제일기획과 씨티은행에서 기획과 마케팅을 담당했고, 한국과 미국의 여러 갤러리에서 큐레이터 등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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