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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분류 : 소설/비소설 / 비소설
생명의 아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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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저 자 박경리
ㆍ역 자
ㆍ구 분 국내서
ㆍ발행일 2016년 04월 25일
ㆍ정 가 12,000원
ㆍ페이지 264 페이지
ㆍISBN 978-89-6053-384-4
ㆍ판형 145ⅹ210
ㆍ출판사 마로니에북스

『토지』의 작가 박경리가 전하는 생명 이야기

일본론에 이은 또 하나의 박경리 문학세계, 생명론!


자본주의의 발달로 현대화가 진행되며 우리의 금수강산(錦繡江山)이 파괴되기 시작했다. 『생명의 아픔』은 이런 행태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현대 사회에 의문점을 제기하며, 작가 특유의 날카롭고 준려(峻厲)한 필체로 당연하지 않은 것에 익숙해져 저항할 생각조차 못 하는 우리의 의식을 일깨운다.

이 책은 저자 박경리가 강연, 칼럼 등에서 발표한 원고 중 생명론과 관련된 스물아홉 편을 추려 모은 것이다. 스물아홉 편의 이야기의 핵심 주제는 ‘생명’이다. 이는 단순하게 환경파괴의 심각성만을 말하는 것이 아닌 자연과 인간의 공생을 말하며,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자연이 파괴되는 현실을 비판하고 우리가 진정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생명이 있는 것은 모두 아름답다.

“우리 도자기의 경우 꽃병 같은 것이 거의 없었다는 데 생각이 미친다. 옛날 우리 조상들의 거주공간에서는, 사랑이며 대청, 안방, 신방 할 것 없이 생화를 꽂은 꽃병이 연상되지 않는다. 대신 생활용품, 모든 것의 장식에는 꽃을 소재로 한 것이 많다. 대개의 경우 현란한 꽃과 상서로운 동물이 수놓아져 있었다. …(중략)… 우리 도자기에 꽃병이 별로 없다는 것은 꽃을 가까이 두지 않으려는 것이 아니며 생명을 존중하며 연민을 느끼는 마음 탓으로 볼 수 있다. 대개 서민들의 집에도 장독 가에는 분꽃, 접시꽃, 봉선화 등을 심었으며 그 꽃들은 우리하고 매우 친숙했다.” -본문 중에서

이같은 우리 조상들의 생명에 대한 가치관을 현대에서 찾는 것은 어려워졌다. 사람들은 일제강점기를 지나며 일본의 잔학성에 물들었고, 해방 후에는 서양의 자본주의에 찌들었다. 돈을 추구하면 추구할수록 우리가 쉴 수 있는 공간은 점점 사라지며, 아이러니하게도 휴식을 추구하기 위해 더 많은 것을 개발하고 있다. 과연 개발은 우리의 목마름을 해소할 수 있을까? 답은 개발일까, 작은 꽃 한 송이일까. 우리는 우리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어서 이렇게 힘들고 지쳐가는 것이 아닐까?

박경리는 자연을 그리며 세상을 사랑하고 생명에 대한 치열한 애정을 바탕으로 글을 썼다. 『생명의 아픔』에는 작가의 이러한 정신이 담뿍 담겨 있다. 이 책은 스물아홉 편의 생명 이야기를 통해 모든 생명체를 친화와 연민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존중했던 선조들의 가치관을 회복하여 메마른 현대인의 갈증을 촉촉하게, 하지만 날카롭게 적셔줄 것이다.


책 속으로

언젠가 분재 하나를 선물로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분재는 일본에서 성행하는 것이었고 한마디로 생장을 억제하고 불구로 만든 나무를 보고 즐기는 것인데 나는 그것을 아주 싫어했습니다. 칭칭 감긴 철사를 풀었습니다. 풀면서 놀란 것은 철사의 양도 많았거니와 철사의 굵기가 나뭇가지만 했습니다. 그 나무는 아마도 죽어가는 나무가 부러웠을 것입니다. 규격에 맞추어서 살아가는 오늘날 생명들의 단적인 모습이 아니었을까요? 감옥에 갇혀 사는 사람은 사실 죽을 자유도 없는 것 아닙니까?
-본문 122~123쪽

조물주가 꽃에게 생명을 심었을 적에 꺾어도 된다는 허락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피고 지고 열매를 맺는 꽃의 생애, 어여쁜 자태는 기쁨이요, 조락凋落은 슬픔일 것이며, 열매는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거나 혹은 생명 있는 것들의 생명을 있게 하기 위하여 동화同化된다. 그러나 유독 사람만은 꽃을 꺾어 즐기며 희롱하며 꾸미기 위하여 한 생명의 생존을 처단하는 것이다.
-본문 179쪽

한밤중.
촛불을 켜놓고 장대같이 내리꽂히는 빗소리를 듣는다.
방 안을 훤하게 비춰주는 섬광에 이어 뇌성은 천하를 흔들고 거위가 소리를 지르곤 한다.
이 무슨 재앙일까. 두렵기도 하지만 인간이 한낱 미물 같아서 슬프다.
화면에서 본 이재민들의 무표정한 모습은 통곡보다 참혹했다.
체념한 때문일까. 희망을 버린 때문일까.
타들어가는 촛불을 쳐다보며 버림받은 기분이 된다.
왜 버림받은 기분이 될까.
-본문 191쪽


 
지은이 | 박경리
1926년 10월 28일 경상남도 통영에서 태어났다. 1945년 진주고등여학교를 졸업하였다. 1955년 김동리의 추천을 받아 단편 『계산』으로 등단하였다. 『표류도』(1959), 『김약국의 딸들』(1962)을 비롯하여, 『파시』(1964), 『시장과 전장』(1965) 등 사회와 현실에 대한 비판성이 강한 문제작을 잇달아 발표하며 문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다.

특히 1969년 9월부터 대하소설 『토지』를 연재하기 시작하여 26년 만인 1994년에 완성하였다. 2003년 장편소설 『나비야 청산가자』를 「현대문학」에 연재하였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미완에 그치고 말았다. 수필집 『Q씨에게』, 『원주통신』, 『만리장성의 나라』, 『꿈꾸는 자가 창조한다』, 『생명의 아픔』 등과 시집으로 『못 떠나는 배』, 『도시의 고양이들』, 『우리들의 시간』,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등이 있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명예문학 박사학위를 수여 받았으며, 연세대학교에서 용재 석좌교수 등을 지냈다. 1996년부터 토지문화관 이사장을 역임하였다. 현대문학 신인상, 한국여류문학상, 월탄문학상, 인촌상, 호암 예술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칠레 정부로부터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문학 기념 메달’을 수여 받았다. 2008년 5월 5일 타계하였으며 정부에서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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