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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분류 : 사진/영화 / 사진
고릴라를 쏘다 - 안티기자 한상균의 사진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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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저 자 한상균
ㆍ역 자
ㆍ구 분 국내서
ㆍ발행일 2012년 10월 15일
ㆍ정 가 15,000원
ㆍ페이지 320 페이지
ㆍISBN 978-89-6053-231-1
ㆍ판형 148x210
ㆍ출판사 마로니에북스



‘안티기자’ 한상균이 이번엔 책을 들고 나타났다!

고릴라를 쏘다? 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고릴라를 쏘다》는 한때 국가대표 축구선수들의 ‘굴욕사진’으로 네티즌의 열띤 환호와 원성을 동시에 샀던 연합뉴스 한상균 기자의 사진 에세이집이다. ‘안티’와 ‘굴욕사진’의 원조격인 그의 절묘한 사진을 한 번이라도 보았던 이들이라면, 말 많고 탈 많았던 자신의 사진에 대해 그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사진기자로 활동하며 차곡차곡 모아 두었던 재미있는 에피소드와 함께, ‘안티사진’에 대한 명쾌하고도 유쾌한 해명을 담았다. 잠시, 그의 이유 있는 항변에 귀 기울여 보자.


• 주요 내용

사진의 결정적 순간 - 고릴라

2006년, 한 사진기자의 이름 석자와 함께 그가 촬영한 사진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다. 사진 속 인물들은 그의 무차별 ‘공격’에 무참히 일그러진 상태. 게다가 확인사살에 가까운 잔혹한 캡션까지! 어느 눈 밝은 네티즌이 그 사진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자 “네티즌을 웃게 하는 보도사진”이라며 환호를 보내는 사람부터, “제발 자제 좀 해달라”며 책망하는 이들까지, 반응은 아주 다양했다. 하지만 정작 논란의 중심이 된 사진기자는 그 모든 소란 속에서도 ‘꾸준하게’ 일명 ‘안티사진’을 발행하며 묵묵히 소신을 지켰는데… 도대체 왜 그런 사진을 찍느냐는 질문에 자신은 “결정적 순간을 담았을 뿐”이라는 사뭇 진지한 대답을 내놓으면서 말이다.

이 책은 기존의 사진 서적들과는 다소 맛이 다르다. 소위 말하는 ‘사진 잘 찍는 법’과는 거리가 한참 멀다. 참으로 불친절하게도,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사진을 잘 찍고 싶거나 사진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싶은 분들께는 이 책을 권해 드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책 속엔 색다른 사진들과 실속 있는 이야기들이 가득 담겨 있다.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사진기자로 활동하며 ‘잘 찍은 사진’이 아닌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매일같이 고민했던 흔적들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침대 위에서 아이와 뒹굴며, 이동국 선수의 일거수일투족을 눈으로 쫓으며, 박태환 선수의 우승에 함께 기뻐하고 김연아 선수의 상처 투성이 발에 함께 아파하며, 그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사진과 일상을 유심히 살핀다.

이 책은 ‘안티기자’ 한상균이 사진과 함께 살아온 지난 10년의 기록이다. 한 편의 시를 곱씹으며 음미하듯, 그의 시시콜콜한 사진과 글을 오래도록 들여다보길 권한다. 피식, 하는 짧은 웃음 뒤에 긴 생각의 여운이 당신 주위에 머물 것이다.


고릴라를 쏘다

'고릴라'는 안티기자 한상균이 말하는 사진의 '결정적 순간'의 다른 이름이다. 하버드 대 심리학 교수 두 명이 실험을 했다. 농구 시합을 보여주며 패스 횟수를 세라는 주문에, 피실험자들은 공에 집중하느라 코트 위를 버젓이 지나가는 고릴라를 보지 못한다. 한상균 기자는 말한다. 사진기자는 이런 보이지 않는 고릴라를 포착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보이는 것을 찍는 건 초보단계이고,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찾아내서 보여주는 사람이야말로 훌륭한 사진기자라는 것이다. 남들 눈에 다 보이는 고릴라가 자신에게만 보이지 않을 때, 그는 타는 속을 달래며 이렇게 말한다. "카메라로 시를 쓰고 싶네요."


관찰과 예측

한상균 기자에게 '좋은 사진'이란 고성능의 카메라로 완벽한 테크닉을 구사해 찍은 사진이나 이국적이고 색다른 풍광을 멋스럽게 담아낸 사진이 아닌, 찍는 이의 생각과 의도가 잘 드러난 사진이다. "그동안 바라보았으나 주의 깊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들"을 "궁리"하고, 거기에 숨어 있는 "다른 이야기"를 보여주는 사진이라면, '잘 찍은 사진'이 아니더라도 '좋은 사진'일 수는 있지 않겠느냐고 묻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10년 넘는 세월 동안 사진기자로 좌충우돌하며 한상균 기자가 터득한 좋은 사진 찍는 요령은 바로 '관찰과 예측'이다. '사진은 자연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며, 좋은 사진에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최선의 결과는 있다'는 게 그의 주장. 꾸준한 관찰을 통해 비교적 정확한 예측이 가능하고 이를 통해 자신만의 고릴라를 적중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노하우는 사소한 일상을 담은 사진에서부터, 긴장감 넘치는 스포츠 경기 사진, 각종 사건사고의 긴박한 현장을 담은 사진에 이르기까지 예외 없이 적용된다.


사진놀이

그렇다고 그가 사진의 옳고 그름에 대해 구구절절 참견을 늘어놓는 건 아니다. 다만 자신이 포획한 고릴라와 흥미진진한 사냥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줄 뿐이다. 글의 출발점과 무대는 다양하고 폭넓다. 사진을 찍을 때도, 그리고 그것을 바라볼 때도, 우리가 너무 고정된 시선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안티기자 한상균은 너무 진지해지지 말자고 속삭인다. 사진으로 놀아보자고 부추긴다. 장난기 넘치는 그의 사진들은 단순한 반항이나 심심풀이의 결과물이라기보다는, 정해진 규칙과 이미 짜여진 레퍼토리를 탈피해보려는 그 나름의 방식이다. 사진에 사자성어처럼 네 글자 제목을 붙여보거나, 제멋대로 스토리를 부여해 위트 넘치는 캡션을 달아보는 것도 그가 사진과 함께 노는 방법 중 하나다. “그런 정도로 그냥 툭툭 무료한 삶에 잽을 날리는” 것일지라도, “나도 웃고 그냥 또 다른 누구도 웃고”, 그래도 재미있지 않을까?


• 책 속으로

전쟁터에서의 전우와 달리 경기장에 죽 늘어앉은 사진기자들은, 물론 동료이지만 또한 경쟁자입니다. 사냥꾼처럼. 누군가는 사자를 잡고, 누군가는 계속 토끼만 잡기도 하죠. 물론 토끼도 사자도 다 잡는 능력자도 있습니다. 그런데 또 누군가 그만 커다란 고래를 잡았다면, 사자도 토끼와 별반 다를 게 없답니다. (…) 수전 손택은 《사진에 관하여》에서 "우리는 두려움에 빠질 때 총을 발사한다. 그렇지만 향수에 젖을 때면 사진을 찍는다"고 말했죠. 그녀는 몰랐을 겁니다. 사진기자에 대해 알았다면 "두려움에 빠지지 않기 위해 사진을 찍는다"고 했을지도 모르죠. 고래를 못 잡는 두려움. (48~49쪽)

사진은 그냥 있는 것을 찍는 게 아니라 개인적인 경험을 담은 시선으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것에 가깝다고 생각하거든요. 사진은 숨바꼭질입니다. 우리들은 똑같은 도심 혹은 그 어떤 곳이든 비슷한 환경 속에 있지만, 각자 다른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무궁한 가능성 속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꼭 유럽의 어느 멋진 도시를 걸어야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당신의 출근길에서, 집에서, 골목길에서, 화장실에서, … 어디서든 그동안 바라보았으나 주의 깊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 궁리해 본다면 거기에 다른 이야기가 숨어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일종의 ‘익숙한 것들을 낯설게 보기’라고 할 수 있죠. (74~75쪽)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에 보면 미술계에 이러한 논쟁이 있었다고 합니다. 미술가에게 미(美)란 자연을 능숙하게 모방하는 것인가, 아니면 자연을 ‘이상화’할 수 있는 능력인가. 18세기 이후, 자연을 성실하게 묘사하거나 붓과 물감으로 시를 쓰는 시인이 되거나 하는 등으로 구분되기는 했지만, 여하튼 여기서 저는 ‘과연 사진은…?’ 하는 의문을 던지게 됩니다. (…) 전 사진은 그냥 자연의 복사가 아니라고 믿습니다. 그래야 사진 찍고 살겠죠. 카메라로 시를 쓰고 싶네요. (109~110쪽)

사진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두 눈으로 보는 세상을 카메라는 한 개의 렌즈로 담아냅니다. 그리고 3차원을 2차원의 평면으로 표현하죠. 사진은 객관적일까요? 사진은 언제나 신뢰할 수 있는 기록과 증거라는 믿음이 있었죠. 정말 그럴까요? 잘 찍은 사진이 꼭 좋은 사진이 아닐 수 있다는 의심. 앞서 했던 이야기처럼, 화가의 생각과 의도가 잘 드러난 그림 같은 그림(?)이 광학기술을 이용해 마치 사진처럼 그린 그림보다 더 좋은 그림일 수 있다는 걸 떠올리면 될 듯하네요. 사진은 객관적인 것이 아니라 주관적인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래야만 사진은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사진기자는 중요하지 않다고 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제 생각이지만요. 며칠 전 신문에 난 한 가수 인터뷰에 이런 말이 있더군요. "가수는 노래를 잘하는 사람이다. 뮤지션은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사람이다. 아티스트는 창조하는 사람이다." 아티스트까지는 무리지만 뮤지션까지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가수 같은 사진기자보다 뮤지션 같은 사진기자가 많아져야 그 사진을 담아내는 사람도 중요하다고 여겨지지 않을까요. 세잔의 사과, 고흐의 사이프러스 나무나 해바라기처럼, 어떤 사진을 보면 누구의 사진이구나 이럴 수 있는 사진. 잘 찍은 사진이 아니어도 좋은 사진일 수는 있는…. (121~123쪽)













 

한상균

197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당시 살던 곳은 기억에 없지만 이태원의 한 아파트였다고 한다. 내 기억은 이태원에서 한참 먼 서울 변두리에서 시작된다. 올챙이, 메뚜기 잡고, 아카시아, 사루비아 따 먹고 그랬다. 버스가 50원, 짜장면이 500원 하던 시절이다. 당시 영재교육이 따로 없어 일곱 살에 학교에 갔다고 스스로를 말하지만, 그냥 난 빠른 73이다.

1991년 어쩌다가 중앙대학교 사진학과에 입학했다. 군대와 휴학, 그리고 게으른 탓에 90년대를 다 보내고서야 졸업을 했다. 그러다가 사진이 제 밥벌이는 아니라는 막연한 생각에 대학원에서 광고홍보를 전공했다. 이번엔 밥벌이를 찾기 힘들었다. 우연히 동네 도서관에서 일간스포츠 기자 모집 공고를 보았다. 그렇게 결국 사진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3년 뒤 연합뉴스로 회사를 옮겼다. 2006년 독일월드컵 즈음 몇몇 네티즌에게 ‘안티기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사진기자로 밥벌이를 하고 있다.

여기서 잠깐. 많은 사람들이 사진기자는 사진을 전공해야 하냐고 묻는다. 절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의 경우가 많다. 전공불문이다. 보도사진을 너무 전문적인 기술로만 봐서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사진만 잘 찍는 사진기자는 힘들다.

삼십 대를 꼬박 사진기자-직장인으로 보냈다. 기특하다.

저서로는 딸랑 《고릴라를 쏘다》가 있다.

두 아들과 아내 한 명과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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